어렸을때 80년대 초반까지

동네마다 동바형이 있었다.

그 이후엔 사라졌다.

다들 알고 있다시피 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거지들을 다 잡아갔고, 한술(?) 더 떠 서울의 고아원도 다 지방으로 옮겼으니...

뭐 그건 그렇다치고...



그들은 소위 동네 바보 형 이라고 불렸고 혹은 거지로 불렸다.

필자가 살던 동네, 정확히는 옆동네였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본인도 몰랐고 우린 '백원만'이라고 불렀다.

항상 지하도 통로 중간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백원만~"을 외치던...

그래서 백원만으로 불렸다.

몇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항상 남루하다 못해 냄새나는 옷을 걸치고 다녔고, 사시사철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당시 흔했던 거지의 모습이었지만

일반 거지들과는 달랐다.

몇몇 아이들은 그에게 말을 걸기도 했고, 돌을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뚜렷하게 기억하는 것중에 하나는...

그는 '바보'라고 하면 화를 냈다.

그냥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정말 심하게 화를 냈다.

그러다가 어른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고...

요즘들어 그 사람이 자꾸 생각이 난다.

사람들을 보며, 사회를 보며, 인터넷을 보고, sns를 볼때면

그 동바형, 백원만이 떠오른다.

'바보에게 바보라고 이야기하면 화를 낸다.'

'정신병자에게 미친놈이라고하면 아니라고하며 화를 낸다.'

자신의 모습을 냉정히 볼 줄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다.

진실을 이야기하면 화를 내고

제정신이 아닌 이야기에 환호를 보낸다.

누가 이야기하느냐보다는

맞는 말인지를 살펴보아야함에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무조건 맞고 옳단다 ㅎㅎ

길가의 걸인에게도 배울것이 있거늘...

행색이 초라한 이들의 말은 무조건 틀린말이고 자격지심이고 열등감의 표출이란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은 옳고 진리고 자신감이라한다.

우스운건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남들이 하는 말이 그럴싸하다고하여 앵무새처럼 그대로 옮길뿐인데

그게 자신의 생각이고 말이라 한다.

인터넷이 보급되며 나온 소위 '펌'문화가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의 사고영역까지 잠식한 것이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이가 드물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이도 드물고

냉정함과 이성을 가지고 비판하는 이는 없다시피한다.

시험문제를 풀기위한 기계로 키워지고

자기맘에 드는 언론사를 통해 세뇌되었으며

잘못을 인정하면 지는 것이라 배우고

실수는 끝까지 잡아떼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보아온 결과다.

생각한다고 착각하는 앵무새며

시민의식을 가졌다고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에 불과할뿐인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도 없고, 사고할 능력도 없다.

그렇게 무식한 돌쇠가 되어 주인의 말에 목숨까지 내어놓고, 칼을 들어 싸움질을 일삼는다.

무식하게 편을 갈라 싸우고, 주인 어른의 말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버린다.

그저 네가 잘못됐다 손가락질하고 욕을 할 뿐...

자아비판이나 배려, 양심 따위는 차라리 개에게 바라는 것이 나을 정도이니...

이 사회가 이지랄인 것이... 네 잘못임을...

언제쯤 깨달을 수 있을까??

언제쯤 우린 주인의 손을 벗어나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개,돼지란 놀림에 광분하며 스스로 개,돼지보다 못함을 인정하는 꼴을...

언제까지 봐야할까...

채근담에 나오는 이야깁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참으로 어려운 이야깁니다.

말 그대로도 어렵고, 해석은 더 어렵고.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얼마전 타계한 세계의 석학 움베르트 에코는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에 이런 구절을 썼습니다.

"성경이나 채근담을 읽지 않고 글을 쓴다고?"

우리가 꼭 읽어봐야할 책이 아닌가 싶네요.

암튼 본 주제로 돌아와서...

사람이 죄를 짓는 것인데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라니...

좀 어렵죠?

저도 철학을 공부하거나 뭐 그런게 아니라서

무척이나 오랜시간 고민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얘길 하고 싶었는지, 이 이야길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너무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뜬금없이 한 이야기는 아닐테고...

과연 뭘까요??

사람이 환경이 다 다르고 경험도 다 다르기에...

저는 그저 제 고민의 결과를 나눌뿐입니다.

누가 이야기하건 정답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먼저 그 이야기에 대한 고민을 해야겠죠?

유명인이니 진실이고 비유명인이니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의 문제가 아니라 비판의 잣대를 바로세우고 이성적인 판단이 더 중요한 일이겠죠.

제가 생각하고 고민한 부분은 이러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전과자'를 지칭한다고 봅니다.

죄를 지었지만 처벌을 받았고, 사회가 정한 죗값을 치렀습니다.

물론 여기엔 제대로 된 처벌이라는 물음표가 남긴하죠.

어쨌든 전과자라고해서 그 죄를 범한 범인에 대한 선입견, 차별은 지양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레기들에게 낚이는 부분도 있는데요.

죄를 범한 죄인에게 이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입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말라.'는 이야기는 감형이나 사면에 쓰여져선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요.

정치범이나 경제사범에게 이런 문구를 들이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런저런 구차한 변명을 앞세워 사면의 도구로 사용하는것...

그리고 이런 언플에 놀아나는것.

정말 기가찰 노릇이죠.

그리곤 그들은 풀려납니다 ㅎㅎ

실상 돈도 돈이지만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범인들에게 그런짓을 하는 사람 모두가 같은 죄인이 되는 꼴인데...

안타깝고 답답하죠.

음주운전을 방조하거나 용인하면 같이 처벌한다고 하는데, 살인과 횡령을 방조하고 용인하는데 저런 표현을 가져가 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지라.

뭐 제 생각은, 고민의 결과는 이러합니다.

살면서 이런 고민과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것이 옳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 긴시간을 투자해 이런 결론(?)에 다다렀네요.

말씀드린대로 동감과 반대와 다른 의견, 그 어떤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고민해보라는 것이죠.

결론이 다르면 뭐 어떻습니까?

아이러니하게도 결론은 다르지만 고민을 많이 하고 사고를 많이 한 사람과의 대화는 대립하거나 서로의 잘잘못을 논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고의 과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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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은 망언이다.

허나 이 말속에 진실이 담겨있음은 어찌된 일일까??

한편으론... 망언일지언정 거짓을 말하지 않고 속내를 진실하게 드러냈으니 칭찬이라도 해야하는 것일까?

일개 교육부 간부가 사석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평소에도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는 것이고

그와 어울리는 종자(?)들은 다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실상 지배층은 하위계층을 소모품이자 노예요 가축으로 본다.

다만 저놈처럼 입밖으로내는 실수가 적을뿐...

역사이래로 늘 그래왔다.

몇몇 그러지 않았던 지도자가 있었을뿐... 대다수는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똑같음은 말하자면 입만 아플뿐이고...

제발... 제발이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알고 생각해보자.

지배층이 던져주는 가십거리와 거짓에 놀아나지 말고...

지배층은 투표를 말하나 실상 투표는 아무 의미없는 일이 되겠고, 우린 그들이 말하지 않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한다.

그저 답을 던져달라고 외치니 개,소 같은 가축취급을 받고 있음을 기억하자.

사람이 동물과 다른점은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가축으로 낮추는(?)일은 지양해라.

그래야 답이건 뭐건 이야기를 했을때 진전이 있을것 아닌가...

사고는 하지 않고 답만 달라는 행동은

가축이 배고파서 우는 소리보다 가치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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