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움베르트 에코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습니다.

 

종이책이 사라진다고? 인터넷도 사라진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06/2012070600225.html

 

세계적인 석학으로 불리우는 그의 인터뷰, 그의 생각...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석학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그는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보고 있더군요.

해당 인터뷰내용중에서 인터넷의 정보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적인 부자와 지적 빈자에 대한 부분...

너무도 격한 공감을 느꼈고, 이 부분에 대한 그의 고민과 사고의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의 정보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움베르트 에코가 이야기한 선별적 정보의 습득....

수많은 정보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그 정보를 선별해낼 능력이 없다는 것이죠.......

 

인터넷의 위대함(?)은 거의 모든 정보가 있다는 것입니다.

검색만 잘 할 줄 안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기위해 일주일정도 매달릴 집념만 있다면... 찾지 못할 것은 없죠.

움베르트 에코가 이야기한 부분을 제 경우에 빗대어 보았습니다.

 

저는 컴퓨터를 다룹니다.

컴퓨터는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뉘죠.

하드웨어는 어느정도 정보의 선별이 가능하나.... 소프트웨어는 너무 힘듭니다.

ms오피스 개발자가 2천명이 넘습니다. 윈도우는 훨씬 더 많겠죠?

가장 기본이 되는 os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는 어느정도 걸를줄 압니다.

 

그렇다면.....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은 어떨까요??

수많은 그릇된 정보에 노출됩니다. 소위 전문가라며, 잘 안다며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글이 많이 보입니다.

저는 클릭조차 하지 않습니다만...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글을 믿어버리겠죠......

 

이 부분이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도 정보의 선별이 쉽지 않은데, 그렇지 않은 분야의 정보는 어떨까요?

대부분 그릇된 정보를 진실이라 믿어버립니다. 여담입니다만 그릇된 정보는 그럴싸하게 포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전문분야의 자료는 일반인이 보기 힘듭니다. 이해하기도 어렵고, 텍스트만 나열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해 되셨나요??

본인의 전문분야에 대해 검색을 해보세요. 정보선별이 가능하죠?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검색을 해 보세요. 자신의 전문분야에서처럼 검색하지도 못할뿐더러, 텍스트만 늘어진 자료는 읽지도 않고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저만 그런가요? ^^;;

 

선별할 수 없는 정보는 정보가 아닌 거짓일뿐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분별력이 뛰어나다고 믿고, 검색 결과를 신뢰합니다.

컴퓨터를 수리하다보면 인터넷의 정보를 언급하는 소비자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정보를 습득한 소비자는 손으로 꼽습니다.

자신이 얻은 정보를 맹신하는 소비자는 지천에 널렸구요.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임은 분명하지만...

넓은 바다에 수많은 쓰레기들이 떠다니듯... 인터넷에도 수많은 거짓정보들이 떠다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짓 정보들은 차차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더이상 인터넷을 맹신하지 않는 시간이 도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그가 생각한 인터넷이 사라진 세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이 사라질 이유중의 하나는 될 것 같군요.

 

어느것이 진실이고,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인터넷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인터넷에 이용만 당하지 않을까요?

선별할 능력이 없다면 아예 손대지 않는 것이 답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일 이외엔 검색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구요.

지하철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옆에서 담배끄라고 말씀하시는 어른께 맥주를 들이부어버리는 사람....

지하철에서 담배를 피면서 옆 어르신이 담배끄라고 하니 박박 대드는 사람.......

버스 사고로인해 시간을 허비한 고객이 아버지뻘되는 어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가장 흔한 반응은 '저사람뭐야?', '뭐 저런사람이 다있냐' , '사회에서 매장시켜야해' , '세상이 어떻게 될라고....'

대충 이정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내용은 따로 있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산업화,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정서가 매말라가고,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었다. 싸이코패스에 소시오패스에 된장녀, 담배녀, 맥주녀, 무릎녀, 막말녀 등등 정상으로 보기엔 힘든 사람들이 눈에 자주 띄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꾸 움추려들게 되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자.

조선시대, 고려시대에 이런 쓰레기들이 없었을까? 고대로마, 그리스시대에는 막말녀가 없었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싸이코패스, 소시오패스는 인류역사와 함께 공존해왔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지금의 사회가 더 문제가 많아보이고,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영화 '친구'를 보면 후반부에 장동건이 백주대낮에 칼부림의 희생양이 되는 장면이 있다.

현재도 아니고 수십년전의 일이다. 요즘 이런일이 있을까?

산적들이 산길을 가는 사람들을 칼로 위협하고 부녀자를 희롱하며, 금품을 빼앗고 행여 대항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자리에서 목을 베거나 배에 칼을 꽂았다. 요즘 이런일이 있을까?

물론 토막살인이 일어나고, 강간사건이 터지고, 강도사건이 발생한다.

 

수백년전 주막에서 낮술을 먹고 행패부리는 젊은이가 없었을까? 그를 제지하는 어른에게 행패를 부리는 일이 없었을까? 어린아이들 여럿이서 한적한 길을 가는 여성을 덮쳐 금품을 빼앗고, 겁탈하는 일이 고려,조선시대에는 없었던 것일까?

 

지금이 세대가 주거환경변화와 미디어의 발전 덕(?)에 인성이 많이 메마르고 피폐해진 것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착한 아이들과 건실한 청년들이 많이 보이는 것은 필자가 대단히 긍정적이고 천성이 착해서 인 것일까? 블로그를 돌아보면 어느정도 짐작하겠지만 고지식하고 비판의 시각이 강한 사람이고 주변에서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 사람이다.

 

언제부턴가 티비와 신문, 인터넷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를 악용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좋지도 않은 제품을 좋다고 속여 물건을 팔아먹는 일부터 별일 아닌 것을 대단히 선정적인 제목으로 소개해 큰 일처럼 부풀려 보도하는 일, 정말 극소수의 경우를 마치 지금시대가 그런 것처럼 보여주는 일 등등......

 

지금이 정보화시대라고는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쓰레기정보에 묻혀사는 시대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정보는 포털,대기업,정부,정치인의 농간으로 보여지지 않고,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일들과 거짓정보들만 보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은 쓸데없는 일을 이야기하고, 쓸데없는 일에 관심을 가지며, 쓸데없는 일에 돈을 쓰고, 쓸데없는 일을 하며 산다.

 

신문 1면을 장식하는 기사나 인터넷 검색 1위 키워드에 낚일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정보를 찾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이며 굳이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를 되묻는다면, 그냥 묻지말고 계속 티비나보고 쓸데없는 정보에 싸여 계속 살던대로 살라는 말밖에 해줄 얘기가 없다.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 각각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누가 대신 돈벌어다주는 것 아니고, 누가 대신 인생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대신 애들 키워주는 것도 아니다. 조금더 생각하고, 고민하고, 움직이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결과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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