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아무 것도 모르고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 '학자투'라는 것에 참여했다.
한달내내 수업거부, 정상등교하여 본관앞에서 집회......
결국 학교부지에 대한 이행각서와 약 10억원의 잉여등록금을 돌려받았다.
덕분에 특1급 호텔에서 무료로 맛있는 식사도 했었고.....
하지만....
군 전역후 돌아온 학교는 모든것이 바뀌어있었다.
학자투의 주역들은 다들 졸업했고, 그 이후 들어온 새내기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이행각서는 학장에게 받았었고, 이사회는 학교가 없어졌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했다....
난 다시 학생회에 들어갔고,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와 싸움아닌 싸움을 시작했다.
같은 과 선,후배,동기들을 앉혀놓고 얘기했던 일이 있었다.....

"교직원은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에겐 부양가족이 있다.
절대 밀릴 수 없는 입장의 사람들이고....그들은 우리보다 많이 배웠으며, 똑똑하고, 경험도 많다......어떻게 할거냐? 진짜 죽을각오 아니면 우린 결국 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만은 없었기에.....학교측과 많이 부딪쳤다....교수들과도 사이가 벌어졌고......
하지만 등록금 인상에 대한 부분과 실습비 인상, 과 행사인 foodfestival의 보조금 사용은 어느정도 성과를 보였다.......
학교측도 알고 있었다....과거 학자투의 주력세대들....이들의 비위를 적당히 맞춰줘야한다는것......앞뒤 안가리고 그저 들이대는 우리들은 그들의 눈에 가시였을 것이다.....
결국 4학년이 되고...조용히 졸업을 했다......
졸업이후....정확히 주력세대들이 빠져나간이후.......
학교는 더이상 학생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아니, 볼 필요가 없어졌다.
그네들 하고픈대로 학교를 운영했고, 학생들은 이용당했다.
명색이 교수라는 놈들도 학생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그놈들 정말......에휴.....
등록금은 하루가 멀다하고 올랐고......학과가 없어지는 수모까지 겪었다고 한다......
다 지난 지금....그리고 졸업한 지금.....과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는 지금.....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고 나에게 무슨 가치가 있겠냐 마는.....

다만 조금더 열심히 싸우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고.....
그 잘난놈들 상판떼기에 욕찌거리 내뱉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어차피 달라질건 없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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